생명을 위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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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GP3 자원봉사자 박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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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2015년까지는 UN에서 지정한 International Decade for Action : Water for life랍니다. 늘어나는 인구, 턱없이 부족한 깨끗한 식수, 멈추지 않는 오염 등으로 인해 점점 심해지고, 앞으로 더 심해질 물 부족 사태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해결점을 찾고자 지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 Decade for Action은 새천년개발목표 중 7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환경 보장"의 일부인 2015년까지 기본 위생 시설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수를 반으로 줄이려는 노력의 일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숫자로나마 잠깐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2004년 UN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사람들이 기본적 위생 설비 없이 살아가고 있고, 그 결과 매년 약 160만 명의 사람들이 위생 관련 질병으로 죽어간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중 다수는 다섯 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이라고 하니, 안타까워함에서 그치기엔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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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범지구적으로도 심각한 물 문제가 사하라 사막 밑에 위치한 남아프리카 지역으로 초점을 돌리면 더욱 더 심각해집니다. 1990년에 비하면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게 된 남아프리카 사람들이 1억 3천명 더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이 수치는 MDG(새천년개발목표)를 달성하기엔 아직 너무나 부족한 진전입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모든 개발도상국을 통틀어 봤을 때 79%의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지만, 남아프리카만 놓고 볼 때 남아프리카 인구인 6억8천4백만명 중 겨우 58%만이 깨끗한 물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목차

왜 남아프리카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비해 이렇게 진척 속도가 느린 것일까요?



UN은 그 원인으로 아프리카 내의 여러 분쟁들, 정치적 불안정성, 급격한 인구 증가, 그리고 각 나라의 지도자들의 물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분쟁에는 넌더리가 난 지역입니다. 잘 알려진 소말리아의 해적이나 르완다의 집단학살, 코트디부아르의 정치적 분쟁 등 부터 시작해서 "콜탄"이라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 수요가 높은 이 자원을 놓고 싸우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여러 무장단체들까지, 설사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로 눈을 돌리기엔 지금 아프리카는 다른 급한 불들이 너무 커져있습니다.



그러나 식수와 위생의 문제는 이런 정치적 싸움 때문에 뒤로 밀려나기엔 너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식수와 위생의 부재는 교육, 성 평등, 질병과 같은 더 크고 복잡한 문제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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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에 칠해진 색이 진할 수록 전쟁으로 죽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물과 위생의 구조적 문제



물과 위생의 문제는 성 평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보통 아프리카 가정에서 물을 길어오고, 사용하고, 관리하는 역할은 그 집안의 여성들이 도맡아 합니다. "여자"라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개념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 모든 임무를 여성에게 떠맡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2004년 발표된 UN 보고서에 의하면 아프리카 여성의 절반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물 한동이를 길어오는 데에 쓴다고 합니다. 학교에 제대로 된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위생에 민감한 10대 소녀들은 차라리 학교에 가지 않는 쪽을 택하고, 가정에도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는 경우 위생 문제는 물론이고, 엄마와 딸들은 요강 등을 닦고 처리하기 위해 위험한 밤길을 나서야 합니다.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들은 이러한 위험한 일들을 매일매일 해나가야 한답니다.



 2010년 11월에 발표된 World Bank의 보고서에 의하면 Sub-Saharan Africa 지역의 여성들은 1년에 총 400억 시간 정도를 자신과 가족들이 쓸 물을 구해오는데 쓴다고 합니다. 이 엄청난 양의 시간은 프랑스의 모든 노동자들이 1년간 일하는 시간과 맞먹습니다. World Bank는 2006년에 "time poverty"라는 개념을 통해 여성의 시간이 비생산적이고 기계적인 일에 소비되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물부족의 해결은 이런 time poverty를 해결해 준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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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을 구하러 먼 길을 떠나는 여성들





여성의 time poverty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물이 부족하면 집안일을 도맡아야 하는 여성은 물을 구하러 먼 길을 떠나야 합니다. 그 여정을 위해 다른 생산적인 경제적 활동은 포기해야 합니다. 당장 마실 물이 없는데 돈을 벌러 공장에 나가 일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경제적 활동을 할 시간도 없는 마당에 음식도 물도 돈도 나오지 않는 학교에 갈 시간은 있을까요?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아프리카의 빈곤층에게 교육은 사치품으로 변해버리고, 남녀구분도 없는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 시설 밖에 갖추지 못한 학교 건물은 위생에 민감한 여자 아이들을 학교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합니다.



또한 물을 구하러 먼 길을 떠난 여성들이나 요강을 비우러 밤길을 떠난 여성에겐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도 도구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폭력, 절도 등 범죄에 훨씬 더 노출되게 됩니다. 안전하게 물을 길어왔다고 해도 길어온 물은 대부분 이미 심각하게 오염된 물입니다. 식수로 사용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물을 어쩔 수 없이 식수로 사용하다 보니 설사와 기생충 등 질병에 특히 아이들이 시달리게 되는데, 빈곤에 허덕이는 마을에 그럴듯한 병원도, 병원에 갈 금전적 여유가 있는 집도 많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성이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물을 길어와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일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성의 time poverty는 금전적 문제, 양육 문제, 범죄, 교육까지 영향을 뻗칩니다. 이런 구조적 영향은 장기적으로 빈곤의 연장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GDP의 5%는 위생 관련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사라져 버리고, 교육을 받지 못한 어린 아이들은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할 기회를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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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aratne와 Fatima의 이야기 (UNICEF 보고)



스리랑카에 사는 Apsara Gunaratne씨는 몇 시간에 걸쳐 엄청난 거리를 걸어야만 물을 길을 수 있습니다. 사는데 꼭 필요한 물을 구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나면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다른 수입원은 유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심지어 그렇게 길어온 물은 그나마도 오염된 물이었지만 그 물이 아니면 아무것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 더러운 물을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녀의 아이들은 그 물로 인해 기생충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돈을 벌 시간이 없는 그녀가 아이들에게 약을 사 줄 돈은 어디서 구할까요? 우물도 없는 그 마을에 제대로 된 병원은 있는걸까요?



니제르에 사는 9살 Fatima는 하루 3시간을 물 길어오는데 소비합니다. 니제르의 유목민 Tuareg 태생인 그녀는 떠돌아 다니는 생활 때문에 이곳 저곳에서 물을 구해오느라 학교를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이렇게 식수와 위생 등 생존과 연관된 문제들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면 Fatima의 세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니제르의 성장은 누가 이끌까요? 이런 악순환이 니제르만의 일이 아닐텐데, 그 나라들의 발전 원동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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