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조를 다시 생각하다—Paul Collier 의 ‘밑바닥의 10 억 명’과 Dambisa Moyo 의 ‘죽은 원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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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Paul Craft

출처: http://stanfordreview.org/article/re-thinking-foreign-aid




과거 미국의 노예였던 사람들은 1847 년 아프리카에 라이베리아를 건국하였다. 바로 3 년 뒤에 캘리포니아가 미합중국으로 편입되었다. 이들 두 지역 간의 건국 시점은 비슷하지만 경제적 궤도는 판이하게 다르다. 경제학자들은 라이베리아의 2006 년 구매력 지수(PPP)를 적용한 국내총생산(GDP)가 15 억 2500 달러 선에 머물 것이라 못박았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 하나의 2007 년 PPP GDP 는 1 조 7000 억 달러에 달한다. 이것은 한 국가인 라이베리아의 지수를 훨씬 넘는 수치이다. 게다가 문맹률과 신생아 사망률 등의 지수들을 혼합한 통계치인 UN 인간개발지수는 라이베리아를 179 개 국 중에서 176 번째에 놓았으며, 캘리포니아와 미국은 15 위에 두었다.


캘리포니아는 경제적으로 최상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반면 라이베리아는 여전히 최빈곤국으로 남아있다. 왜 그런 것일까? 서구와 그 외 (아프리카, 대부분의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지역 간의 경제적 차이는 현대 세계를 가장 괴롭히고 당혹스럽게 만드는 문제 중 하나이다. 세계 2 차 대전 이래로, 경제학자들은 저개발 국가에 대해 광적으로 연구했으며 이를 통해서 빈곤의 원인과 잠재적인 해결책을 그려왔다.

최근에는 이를 연구하는 몇몇 학파들이 서로가 극단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등장했다. 첫 번째는 콜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삭스가 이끄는 ‘유토피아적 계획가’들의 의견이다. 제프리 삭스는 2005 년 그의 책, ‘빈곤의 종말’에서 “극단적인 빈곤은 우리 손자들의 세대가 아닌 우리의 시대에서 끝나야 한다.“라고 대담히 선언했다. 삭스는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였을까?

그는 선진국으로부터 조달한 수십억 달러의 돈이 말라리아 퇴치와 설사로 인한 죽음, 기근을 해결하는데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의 또 다른 극단에는 전직 세계은행의 경제학자이자 현재 뉴욕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윌리엄 이스털리가 있다. 그의 책 ‘백인들의 책임’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행해졌던 서구 원조 모델에 대해 경멸적인 태도를 취한다. 수십억 달러가 반 세기 동안 원조에 쓰였으나 빈곤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러한 틀 속에서 그는 부패한 관료주의가 심화될 수 밖에 없고 원조된 돈은 함부로 낭비되며 마침내 이런 과정 속에서 빈곤의 해결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조에 관한 완벽한 비관론자이다.


이제 이 논쟁 속에 폴 콜리에와 담비사 모요라는 새로운 경제학자들이 등장하였다. 콜리에는 삭스의 긍정론과 이스털리의 비관론을 잘 조합한 중도 이론을 만들었다. 반면 모요는 현재의 원조 모델을 경멸하면서 해외 원조의 우울한 전망을 제시한다. 콜리에는 작년에 많은 환호를 받은 책 ‘밑바닥의 10 억 명(The Bottom Billion): 왜 가난한 국가들이 추락하며 우리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출간하였다. 다른 많은 훌륭한 책들처럼 이 책의 전제는 간단하다. 그는 10 억의 사람들이 여전히 진흙탕 같은 극빈 속에서 허덕이는 이유가 네 가지 함정 때문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첫 번째 함정은 라이베리아의 경우에서처럼 천연자원을 서서히 고갈시키는 “내전의 함정”이다. 두 번째 함정은 빈곤국들을 고통 받게 하는 “천연자원의 함정”이다. 즉, 광물, 석유와 같은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이 경제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인 테리 칼의 ‘자원의 저주’와 비슷한 의견이다.) 세 번째 함정은 대다수 빈곤국은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이웃 국가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라오스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항구가 없고 주변국과 껄끄러운 상황은 교역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빈곤국의 대부분은 시에라리온의 경우처럼 규모가 작고 형편없는 거버넌스(Governance, 국정 관리체계)로부터 고통 받고 있다. 이 책에서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대부분을 포함한 50 개국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빈곤의 참상을 서술한 부분은 감정이입적이며 잘 쓰여졌다. 연민은 저자가 가진 최상의 자질이다.


‘밑바닥의 10 억 명’은 예리하게 빈곤의 지속에 관한 이유를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책이 제시한 해결책은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이 책의 중심 가정은 이런 위기에 관한 내부적인 해결책은 불가능하며 서구 사회 같은 다른 외부에 의한 해결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네 가지 방향의 해결책을 제시하였는데 이들 각각은 실제로 이행되기가 어렵고 다소 광범위하다. 내전과 쿠데타에 관한 부분에서 콜리에는 미국이 2003 년 찰스 테일러에 대해 행했던 것처럼 서구 사회의 선택적인 군사 개입을 촉구한다. 또한 그는 원조 단체들이 어떤 위험이 수반되는가와 상관없이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부터 원조를 시작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그는 더 나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국제적인 헌장, 협약, 투자가 활성화돼야 함을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이 극빈국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수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를 위해서 그는 반 세계화와 관세를 찬성하는 흐름을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이스털리 교수가 뉴욕 지의 북 리뷰에 콜리에의 책을 지적한 것처럼, 콜리에 교수는 가난한 국가 내부의 폭력과 내전을 줄이기 위한 서구의 군사개입을 강조한다. 설령 그런 개입이 좋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제안은 콜리에가 제시한 분명한 증거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멀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사례에서 보듯이, 군사의 개입과 이로 인한 국가 재건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과연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도 기능할 수 있을까? 제시된 다른 해결책도 충분히 현실적이지만 그 어떤 것도 혁신적이지 못하다. 콜리에는 그가 내린 특정한 진단들에 대한 특정한 해결책만을 제시하였을 뿐이다.


이와 반면에 담비사 모요는 아프리카의 빈곤을 악화시키기만 한 서구의 원조 계획의 철수를 요구한다. 그녀의 책 ‘죽은 원조 Dead Aid’는 2 조원의 원조 자금이 수십 년 간 투입되었지만 이 돈은 부패한 정부의 금고를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하였고, 정작 지원 받아야 할 수 많은 빈곤 인구는 하루에 1 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에 따르면 빈곤 퇴치는 단순히 원조 만으로 해결 될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편 모요는 포괄적이고 얕은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빈곤 문제를 규정짓는 그 복잡성에 대해 간과한 듯 하다. 시장의 자유화를 내세운 그녀의 해결책은 어느 정도 선에서는 긍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간의 유대와 소액 자본의 증대를 내세운 이 처방은 현대 경제학의 풍토에서는 지지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두 권의 책 중에서는 콜리에의 것이 좀 더 만족스럽다. 그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반박과 불합리성, 극빈에 대한 복잡성을 이해 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들 중 하나인 빈곤에 대해 믿을 수 없이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모요 의 일반론적인 지적도 환영할 만 하지만 그녀는 미묘한 차이를 놓쳤고, 좀 더 많은 대안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를 제시해 주지 못하였다. 아마 이 두 의견을 적절한 조합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라이베리아가 캘리포니아와 같은 국가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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