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금융 제도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자: David Roodman 출처: http://bit.ly/wXeQ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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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오랜 역사
빈곤한 사람들의 재정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은 수세기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5세기에 이탈리아의 몇몇 마을에서는 고리대금업으로 알려진 유대인 은행들의 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당포와 Monti di pieta를 도입했습니다. Monti 제도 또한 고리대금업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1515년에 교황으로부터 유리한 판결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부유한 영국인들은 자선 대출 자금을 위한 유증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1720년대에 더블린(Dublin)에서는 Jonathan Swift라는 작가가 “근면한 무역업자’에게 한 번에 5-10 파운드(￡)씩 빌려주고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소액 대출 고객들이 반드시 단체를 통해 서로의 대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과는 달리, Swift의 고객들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에 책임을 질 두 명의 연대보증인들이 있어야 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아일랜드 가구의 20%가 Swift 모형의 대부자금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소액 금융은 1850년대 독일에서 일어난 기근에 대응하기 위하여 시작된 독일의 신용 조합 운동에서 유래했습니다. 1903년에는 영국인들이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소액 금융 기관인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의 본거지인 식민지 인도(오늘날의 방글라데시도 포함)에 신용 조합 기관을 도입했습니다.
역사는 빈곤한 사람들이 추가적인 금융 도구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그 도구들이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는데 체계적인 도움을 주었는지에 관한 증거는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소액 금융은 여러모로 과거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전 시대에도 그랬듯이, 소액 금융은 몇몇 공상적 사회개량가들(do-gooders)과 이익추구자들(profit-seekers)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발견하고, 모방하고, 그리고 조금씩 개선해가면서 발전해왔습니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 정말로 소액 금융의 규모를 확장해서 수천 수백만 사람들에게 이익이 될 방법을 찾아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와 그의 제자들은 소액 대출을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여 소액 대출의 규모를 확장시키며 현대화의 물결을 주도했습니다.
비즈니스로서의 소액 금융
소액 금융은 대형 기관에 의해 공급됩니다. 2009년에 “일반적인 소액 대출 고객”은 220만 명의 대출자들이 이용하고 9,0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7억 3,000만 달러(USD)의 자산을 보유하고 수익의 16%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대형 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대형 기관들은 어려운 비즈니스 난관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경제적 손실 없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정 서비스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 방법이 순조롭게 실행되지 않으면 대출로 벌어들인 100달러(USD)가 고스란히 직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비용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줍니다.
다윈(Darwin)이 되새류를 관찰했던 것처럼, 소액 금융 기관들이 운영되는 방식과 이 기관들의 생존 및 개발 여부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소액 금융의 특성으로 가장 잘 알려진 ‘대출, 그룹, 여성’에 대한 강조는 다윈주의(Darwinism)의 제도적 생존(Institutional survival)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룹을 형성해서 서로의 대출에 책임지는 방식은 기존 은행원들의 업무를 대출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조합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누가 불량 고객인지 판단해야만 합니다. 대출이 성사된 이후에는 조합원들이 대출금을 잘 갚도록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금융상품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어느 누가 타인의 빚 때문에 곤란한 입장에 놓이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빈곤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라면 소액 금융으로 인한 부작용마저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소액 금융 서비스의 경쟁과 혁신으로 인해 대출 이자가 점차 낮아지고, 서비스의 다양성과 유연성은 증대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은 대출 서비스로 업무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대출금보다 더 많은 예금을 예치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은 금융 수단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면서 더 이상 비용 절약을 위해 질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소액 금융의 이 같은 잠재력은 케냐에서 매우 잘 알려진 휴대전화 송금 시스템인 M-PESA에 의해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소액 금융은 효과가 있습니까?
책 <Due Diligence>의 핵심은 위에서 언급했던 소액 금융의 세 가지 강조점(대출, 그룹, 여성)의 정의에 따라 소액 금융이 “효과”가 있는지 분석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개념은 “개발”의 다양한 측면에 부합합니다. 세 가지 개념은 각각 타당성을 지니면서, 서로 다른 종류의 증거를 이끌어 냅니다.
개발은 빈곤에서 벗어나는 수단입니다.
한동안 소액 대출이 빈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계는 당시의 통계적 증거가 얼마나 제한적이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2009년에 최초로 인도 동부에 위치한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지역의 수도인 하이데라바드(Hyderabad)와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에서 소액 대출 제도들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분석하는 연구가 시행되었습니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학계의 회의론이 우위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두 연구 모두 처음 12-18개월 동안 소액 대출이 빈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발행된 보고서는 케냐의 시골지방에 있는 여성 상인들에게 소액저축 계좌가 제공되자 그들의 빈곤이 감소했다는(가족 지출 증가)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개발은 자유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Amartya Sen은 개발의 본질이란 개인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지는 것, 즉 자유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Sen의 관점에서의 자유는 목적이면서 동시에 수단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더 높은 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고, 질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시 높은 소득을 얻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빈곤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재정 생활에 통제력을 획득하기 위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부채는 자유를 앗아가는 덫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융 서비스는 자동적으로는 아닐지라도 내재적으로 자유를 강화시키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소액 금융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킨다는 질적 증거가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마을이나 빈민촌에서 몇 주 내지 몇 달간 시간을 보내며 내러티브 분석(narrative analysis) 을 통해 증거를 찾았는데, 그 결과는 여러 가지 경우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몇몇 여성들은 공공 부문에서 금융 비즈니스를 벌이면서 자유를 찾았습니다. 다른 이들은 모든 회비가 걷어질 때까지 회의에 참석해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또 다른 몇몇은 빚을 갚기 위해 동료들에게 소, 병아리, 나무를 내주었습니다. 대출에 대한 평가는 보조금을 지급받는 경우나 단체보다는 개인적으로(비교적 부유한 사람들) 대출을 받는 경우에 더 우수하게 이뤄졌습니다.
개발은 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빈곤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산업화입니다. 산업화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낡은 것을 만드는 새로운 방식을 소개하며,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대량생산 과정을 가리킵니다. 개발을 이렇게 보는 관점은 경제학에서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Joseph Schumpeter의 주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개발을 산업 육성으로 보는 관점에서 보면, 소액 금융 지원은 성공적입니다. 소액 금융 지원이 고객들을 기업가적인 영웅으로 키워내지는 않았지만, 경쟁과 혁신을 거치면서 빈곤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내 경제조직(economic fabric)을 부유하게 만드는 기관과 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맞서는 정당한 비판도 있습니다. 소액 금융 산업은 항상 건실하게 개발되어온 것은 아닙니다. 소액 대출은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버블(bubble) 에 민감합니다. 과잉부채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모로코(Morocco), 파키스탄(Pakistan), 니카라과(Nicaragua), 보스니아(Bosnia), 헤르체고비나(Herzegovina)와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에서 소액 대출 버블이 붕괴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소액 금융 산업과 생태계를 비교해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외래종이 생태계를 해치듯이, 소액 금융 개발의 두 가지 측면이 소액 금융의 건전성을 악화시켰습니다. 첫 번째 측면은 신용 조사 기관 같이 대출 증가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비판적인 피드백 메커니즘의 부재입니다. 두 번째 측면은 소액 금융 산업을 다른 경제 주체들과 연결 짓는 다양한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소액 금융 기관들은 몇 안 되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얻어내고, 이 자금 전부를 소액 대출에만 투자합니다. 이런 방식은 역사적으로 볼 때 금융 서비스와 자금 출처를 다양하게 하는 것 보다 불안정적입니다.
결론 및 권고 사항
소액 금융이 빈곤 감소와 여성인권 신장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분야에 유용합니다. 소액 금융은 수백만의 빈곤한 사람들에게 내재적으로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동적인 산업을 육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이중성이 부지불식간에 악영향을 드러냈습니다. 새로운 연구들은 소액 금융이 빈곤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소액 금융 지원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뤄진 재정 정책은 최근 붕괴되었던 버블(bubble)을 부풀린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증거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소액 금융은 빈곤한 고객들에게 평균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소액 금융은 과대선전에 걸맞은 성과를 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채로 인한 노예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서 가혹한 비판의 대상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소액 금융은 빈곤 문제의 기적적인 치료제가 아니며 담배처럼 유해한 금융 상품도 아닙니다. 오히려 적당한 대출은 유익할 수 있지만 과다한 대출은 해로울 수 있습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모기지(mortgage) 와 국가부채(sovereign borrowing)가 세계 금융위기에 기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대출 제도들을 없애버리는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렵습니다. 소액 금융도 마찬가지로 단지 그 결함 때문에 폐기되어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사회적 투자자(social investors) 들은 소액 금융의 진정한 힘은 개발을 산업 육성으로 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소액 금융의 강점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극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을 멈춰야 합니다. 가장 빈곤층에게 대출을 지원하는 것은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그들이 이미 겪고 있는 위험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금융 도구의 종류가 예금 수취, 보험 및 송금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경영자 교육, 규제, 정책, 그리고 정치 과정을 수반합니다.
더 안전하고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 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1980년대쯤 개발된 저차원적 기술을 사용하는 소액 금융 방식보다는 더 나은 방법이 요구됩니다.
소액 금융 제도 중 특히 소액 대출을 위한 지원을 줄여야 합니다. 대출을 위한 풍부한 자금 지원이 버블을 유발할 수 있고, 대출보다 예금을 하려는 동기를 약화시킵니다. 이는 지역 경제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소액 금융의 진정한 강점을 부식시킵니다.
소액 금융 운동은 그 결과가 검증되기도 전에 말을 먼저 앞세우는 바람에 문제에 부딪쳤습니다. 빈곤한 사람들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소액 금융의 잠재력이 완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소액 금융의 실제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 및 그 결과의 해석의 근거가 된 가설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