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폴 콜리어의 ‘밑바닥 10 억(빈곤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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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Karol Boudreaux

출처: www.ejsd.org/docs/REVIEW_OF_THE_BOTTOM_BILLION.pdf


나는 최근에 르완다의 수도인 키갈리 근교의 Gahaya Links라는 회사에 다녀왔다. 르완다의 Janet Nkubana이라는 미혼모가 시작한 이 회사는 미국 시장에 아름다운 수제 바구니를 판매한다. Janet은 90년대 중반 르완다 집단학살 이후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르완다에서 NGO로 활동하는 외국인들이 기념품을 갖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녀는 남편을 잃은 가난한 여성들이 일자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았다. Janet은 이 여성들이 좋은 바구니들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그것들을 팔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속담에도 있듯이, 그 나머지는 우리가 모두 아는 역사가 되었다.


1997년까지 Janet은 미국의 벼룩 시장에서 바구니를 팔았다. 이 후 그녀에게 절호의 기회가 온다.2002년, 미국에서 아프리카 성장기회법(US 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 AGOA)이 통과된 것이다. 그 후 그녀는 회사를 수출 기업으로 등록했고, 미국에 면세로 바구니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2004년 그녀는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후원을 받아 미국의 주요한 회담에서 그녀의 상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 개발재단(US African Development Foundation)으로부터 사업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 받은 그녀는 오늘날 무려 4,000명의 여성과 함께 미국에 판매할 바구니를 만들고 있다. 그녀의 주요 거래처는 Macy’s이라는 미국의 대형 소매 체인점이다. 그녀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강한 회사를 세웠다. 이는 누구에게라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Janet의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이유는 1994년의 집단학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던 고립된 분쟁 후의 르완다에서 이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그녀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좋은 동료들을 찾아냈고, 그들과 함께 수천 명의 여성들에게 더 나은 수입과 기술, 그리고 공동체의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세웠다.


한편 옥스포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Paul Collier는 그의 최근 저서인 ‘빈곤의 경제학(원제: The Bottom Billion)’에서 Janet 같이 아프리카 등지에서 일하면서 동료 시민들을 위해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때문에 ‘빈곤의 경제학’을 읽는 사람들은 르완다처럼 “개발의 덫(development traps)”에 걸려 고통 받는 나라에는 Janet 같은 사업가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선 안 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비교적 소규모이고 미시적인 노력은 Collier가 주장하는 바가 아니다. 대신에 그는 왜 빈곤이 어느 특정 지역에만 존속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세운다. 그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공동 집필자와 함께 일한 경험에서 이론의 기초적 토대를 끌어온다. Collier의 주장은 굉장히 이성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반대의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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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경제학’은 국민 대다수가 절대빈곤 속에 살아가며 주로 아프리카에 위치하는 58개국에 초점을 맞춘다. 이 나라들이 바로 “밑바닥 10억(bottom billion)”이다. Collier는 우리가 최소한 두 개의 이유 때문에라도 그들의 빈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로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고, 둘째로 우리가 그들을 무시한다면 이는 미래에 우리들에게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빈곤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두 명의 학자가 있다. 일단 공적개발원조(ODA)를 두 배 확대함으로써 빈곤문제를 해결하자는 “빅 푸시(big push)”를 주장하는 Jeffrey Sachs가 있고, 한편으로는 원조사업을 불신하며 탁상공론을 늘어놓는 “계획자들(planners)”보다 실제로 행동하는 “탐색자들(seekers)”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빈곤해결을 위한 더 좋은 전략이라고 주장하는 뉴욕대학의 경제학자 William Easterly가 있다. Collier의 주장은 이 두 학자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은행 개발 연구그룹의 책임자였던 그는 내부자로 서 Easterly와 같이 원조 사업의 많은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Easterly와 달리 Collier는 때때로 대규모 원조가 최빈국들이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도와주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Collier는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라”는 식의 경제학자는 아니다. 그는 원조가 도움이 되는 상황과 오히려 해가 되는 상황을 연구해 왔고, 그 결과 개발 원조에 대한 미묘한 접근법을 고안해냈다. 그는 미국의 새천년 도전기금(Millennium challenge Account)같은 사후 원조는 실제로 해당 국가들이 정책을 개혁하는데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는 새로운 지 도자나 정책 개혁의 시작 단계에 있는 정부에게 지나친 원조는 오히려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변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천천히(go slow)” 접근법은 반직관적이지만 이성적이고 현명하다.


Collier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제안은 NGO, 교회, 기타 사기업들과 같은 민간영역의 “독자적인 서비스 기관들(independent service authorities)”을 통한 원조를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기관들에게 중요한 책임과 더불어 감독도 필요하겠지만, 보건 의료, 교육 등의 공공서비스와 공공시설을 능력이 부족한 국가 대신 민간부문이 담당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민영화는 민간 부문에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점이 있고, James Tooley 와 Pauline Dixon의 연구에서 알수 있듯이 민간부문은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도 있다. 일례로 나이지리아, 케냐, 인도에서는 사설 교육기업가들이 가난한 학생들의 필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다.


반면에, 일부분 국제기구에 의해 집행될 협약이나 국제 헌장들에 더욱 크게 의지함으로써 “밑바닥 10억(the bottom billion)”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Collier의 제안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De Beers의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ey Process)같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움직임이나 영국정부의 채취산업 투명성기구(Extractive ndustries Transparency Initiatives) 등 이런저런 유망한 ”모범사례(best practices)”가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예산의 투명성이나 천연자원 분쟁에 관한 새로운 헌장들이 지금의 UN헌장들보다 더 성공적일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엔 부족하다. Collier 는 국제 기구들이 기존의 국제법보다 그가 제안한 헌장들을 더 잘 시행할 것이라는 강력한 근거 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밑바닥 10억(the bottom billion)”이 세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너무 늦었다는 Collier의 주장이다. 그는 분쟁으로 인해 사회가 불안하고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여 지리적으로 무역에 불리하고 통치수준이 낮은 빈곤국가들이 중국과 인도와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가 대단한 경쟁자라고 해도, 비교우위의 원리는 계속해서 적용된다.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전문화되면서 “밑바닥 10억”국가들도 각각 그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분야에 전문화할 수 있을 것이다. Janet의 바구니가 좋은 예이다. 무역특화전략을 통해서 밑바닥 10억 인구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Paul Collier 교수는 지구상 가장 가난한 밑바닥 10 억 인구는 전략적인 개발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밑바닥 10 억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외부의 전략보다는 더 많은 Janet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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