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살리는 제네릭 의약품(1) :아프리카의 HIV/AIDS를 치료하다

Global Poverty Wiki by GP3 Korea
이동: 둘러보기, 찾기

작성자: 모은별 (GP3 Korea 발룬티어)


목숨을 살리는 제네릭 의약품 아프리카의 HIVAIDS를 치료하다 1.jpg


목차

Leaf.JPG모든 사람들은 건강할 권리가 있다

세계보건기구헌장(WHO Constitution)의 전문은 아래와 밝히고 있습니다. “건강은 완전한 육체적, 정신적 및 사회적 복리의 상태를 뜻하고, 단순히 질병 또는 병약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리는 일은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과, 경제적 또는 사회적 조건의 구별 없이 만인이 가지는 기본적 권리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구촌에 살아가는 전부가 실제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은 기본권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 물질적 조건들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들과는 달리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질병, 사망, 장애와 같은 비건강 상태(unhealthy condition)에 처하기 쉽습니다.


빈곤층은 병에 걸리기 쉽고, 병에 걸린 환자들은 경제적 활동을 하지 못하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삶과 악화되는 빈곤의 고리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게 됩니다. 빈곤층의 필수 의약품 접근권(access to essential medicine)을 보장하기 위해 제네릭 의약품(generic medicine)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제네릭 의약품은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일종의 복제 의약품으로서 ‘제네릭’ 또는 ‘카피약’으로 불립니다.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청(FDA) 정의에 따르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함량, 안전성, 강도, 용법, 품질, 성능 및 효능 효과가 동일한 의약품’을 의미합니다. 매우 저렴하게 보급되는 제네릭 의약품이 지구촌 빈곤층의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eaf.JPG제네릭 의약품과 의약품 접근권(access to medicine)

UN 산하의 AIDS 전담기구 UNAIDS(the United Nations Programme on HIV/AIDS)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에서 AIDS로 죽은 사람의 수는 170만 명인데 그 중 대표적 빈곤 지역으로 잘 알려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에서 AIDS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전체의 약 70%인 120만 명에 이릅니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빈곤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수많은 환자들은 지금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2년 AIDS 사망자의 75%가 빈곤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고 하니 빈곤이 질병 치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네릭 의약품의 저렴한 가격은 빈곤 국가의 의약품 접근권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만드는 오리지널 의약품들은 제약 회사에서 약품 개발 과정을 거쳐 특허권을 얻은 이후에 시장에 나옵니다. 그러나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성분과 유사한 효용성을 보이는 성분이며,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 보호기간이 만료되거나, 공중 보건 등의 목적으로 특허청으로부터 ‘강제실시(compulsory license’를 허가 받은 경우에만 제조가 가능합니다. 강제실시권이란 가격이 낮은 제네릭 생산을 허가하고 제네릭 제조업체가 그 대가로 특허 보유자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과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제네릭 의약품은 이미 만들어진 오리지널 의약품을 토대로 만들어지므로 더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 안에 제조가 가능합니다.


Leaf.JPGHIV/AIDS를 치료하는 제네릭 의약품

HIV/AIDS 치료는 보통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HIV/AIDS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 완화와 체내의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의 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HIV/AIDS 환자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 년 동안 정해진 양의 약을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복용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또한 AIDS 치료를 할 시 병행 치료(combination therapy)라는 방법을 쓰는데, 이는 2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동시에 복용하는 보통 항암 치료에 쓰이는 방법입니다. 부작용이 심한 항암제의 특성상 다량 복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가지 항암제의 소량 복용만으로는 질병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병행 치료는 2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섞어 복용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 방법입니다. HIV/AIDS 역시 1가지 약만 복용하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의 체내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므로 HIV/AIDS 치료에 효과가 없습니다. 즉 AIDS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여러 치료제를 동시에 복용하여야 한다는 것이죠.


이와 같이 병행 치료를 할 때 처음 복용하는 여러 가지의 치료제를 1차 혼합 치료제라 하고 1차 혼합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투여하는 치료제들을 2차 혼합 치료제라 하는데, 최근 추가적으로 HIV/AIDS 치료에 효과적인 제네릭 의약품들이 공급되면서 혼합 치료제들의 가격이 상당수 낮아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차 혼합 치료제에 비해 2차, 3차 혼합 치료제는 여전히 가격이 비싸고, 더욱이 문제가 되 는 사실은 1, 2차 혼합 치료제의 대부분이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기반으 로 만들어진 제네릭 의약품들이지만, 정작 혼합 치료제에 쓰이는 여러 의약품들 중 가장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신약들은 제네릭 의약품 생산이 제한된 오리지널 의약품입니다. 따라서 가난한 환자들은 효과적인 HIV/AIDS 치료제를 여전히 구입하기 어렵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MSF)에서 발 표한 아래의 도표를 보면 각각의 혼합 치료제의 가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목숨을 살리는 제네릭 의약품 아프리카의 HIVAIDS를 치료하다 2.jpg


Leaf.JPG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이 중요한 이유

왜 제네릭 의약품의 저렴한 가격이 중요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제네릭 의약품의 싼 가격으로 인해 빈곤 국가의 환자들이 좀 더 쉽게 약품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이 필요하고 의약품 구입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특히 새로운 치료제의 경우 모두 특허권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에 가격이 비쌉니다. 어떤 일정한 조건하에 제네릭 의약품을 허가하지 않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오리지널 약품만 허가한다면 그 회사가 그 의약품 시장을 독점하게 되므로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일정 특허 기간이 지나면 다른 회사가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등장하게 되면 제약회사 간에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의약품 가격의 하락 효과가 나타납니다. 인도에서는 전 인구의 30%가 하루 30루피 이하로 생활합니다. 그런데 제약회사들 간의 경쟁으로 2001년, 환자 당 연간 47만 루피(1,100만원)에 이르던 HIV 치료제 항레트로바이러스 (ARV)약의 가격이 약 8,300 루피(173,000원)로 떨어졌습니다.


제네릭 의약품은 질병 치료 초기에 필요한 1차 약제(first line drug)의 대부분을 공급할 수 있을만큼 생산되는 폭이 넓습니다. 1차 약제는 어떠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투여되어야 하는 약제를 의미하는데, 이 1차 약제가 제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때에 투여되는 것이 2차 약제(second line drug)입니다. 가장 먼저 투여되어야 하는 만큼, 1차 약제는 질병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죠. 2007년 발표된 한 보고서는 1차 약제와 2차 약제로 범주를 나누어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제네릭 의약품은 1차 약제의 65%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리지널 의약품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도표를 살펴보면, 제네릭 의약품의 평균 가격은 114달러로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277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저렴합니다. 전체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s)의 비율에서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은 각각 63%, 37%로 제네릭 의약품이 약 2배 가량 많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가격 역시 제네릭 의약품은 116달러, 오리지널 의약품은 304달러로 제네릭 의약품이 약 2~3배 정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목숨을 살리는 제네릭 의약품 아프리카의 HIVAIDS를 치료하다 3.jpg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HIV/AIDS 치료용 약품의 가격비교: 오리지널 vs제네릭 의약품

출처: <HIV/AIDS Drugs for Sub-Saharan Africa: How Do Brand and Generic Supply Compare? >


그렇지만 제네릭 의약품 간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의약품의 가격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이에 관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2013년 6월 말레이시아(Malaysia)의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 열린 국제 AIDS 학회(International AIDS society)에서 연례 보고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가격 인하 문제의 해결방안>(Untangling the Web of ARV Price Reductions)’을 통해서 HIV/AIDS 치료제 가격 인하의 중요성을 촉구했습니다.


Leaf.JPG의약품 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과 대학의 노력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불편하게 여겨왔습니다. 애써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서 개발한 독점적 지적재산권을 위협하기 때문이죠. 여전히 많은 거대 제약회사들이 제네릭 의약품 시장을 적대적으로 보고 있지만 모든 제약회사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몇몇 제약회사들은 의약품 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을 바탕으로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년 7월 제약회사 길리어드(Gilead Science Inc)는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Unit Aid)가 결성한 재단 의약품 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그 결과 인도의 제약회사들은 길리어드사의 AIDS 치료제를 제네릭 의약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2010년 결성된 의약품 특허풀은 제약회사와 약품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공유함으로써 참여자 상호간 또는 제3자에게 공동으로 지적재산권을 실시하고 이용하도록 허용합니다. 제약회사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Inc)는 2012년 11월 제네릭 의약품 회사들이 자사의 AIDS 치료제인 프레지스타(Prezista)를 카피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존슨앤존슨의 회장 폴 스토펠(Paul Stoffels)의 발언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제약회사의 태도 변화를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이 가난한 나라들 내에서 공급되는 우리 회사의 치료제 프레지스타의 제네릭 의약품인 다루나비어 (darunavir)의 공급을 막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대학교 같은 교육 기관들도 자신들이 소유한 의약품 특허를 이용하여 개발도상국가들의 환자들이 더 쉽게 의약품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일대가 연구 끝에 발견한 스타부딘(stavudine)은 AIDS 치료에 효과적인 물질입니다. 그렇지만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ristol-Myers Squibb)가 예일대로부터 특허권을 넘겨받아 사용하는 의약품은 1인당 1600달러 이상이 들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환자들은 치료제를 이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점을 발견한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스타부딘의제네릭 의약품을 빈곤국가들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특허권 라이선스를 조정해달라는 요청을 예일대에게 보냈습니다. 예일대는 요청을 받자마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와 협상을 벌여 스타부딘의 제네릭 의약품을 해마다 55달러 정도의 금액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공급할 수 있도 록 합의했습니다. 특허권을 보유한 대학의 노력으로 AIDS 치료 의약품 가격이 기존 가격의 1/30 수준으로 내려간 것입니다.


[참고자료] 김창엽, 국민복지기본선 확보를 위한 빈곤층 건강대책, 최태현, 정다운, TRIPs 협정상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접근권에 관한 연구, 조명선, 의약품특허보호와 공중보건의 균형 – TRIPS 협정체제와 Doha 선언문의 의의를 중심으로 Colleen V. Chien <HIV/AIDS Drugs for Sub-Saharan Africa: How Do Brand and Generic Supply Compare?> 세계보건기구헌장(WHO) 전문 http://www.law.go.kr/trtyInfoPWah.do?trtySeq=3258 Combination Therapy 용어해설 http://terms.naver.com/entry.nhn?cid=876&docId=424081&mobile&categoryId=876 HIV & AIDS Treatment and Care http://www.avert.org/treatment.htm Poor countries set to benefit from patent agreement on Aids drugs http://www.guardian.co.uk/society/sarah-boseley-global-health/2011/jul/12/aids-pharmaceuticalsindustry

J&J Won’t Enforce Patents on HIV Medicine in Africa http://www.businessweek.com/news/2012-11-29/j-and-j-won-t-enforce-patents-on-hiv-medicinein-africa Yale’s Problem-Solving Policy: Access Provisions in the Worldwide Drug Crisis http://www.yalemedlaw.com/2010/04/yale%E2%80%99s-problem-solving-policyaccess-provisionsin-the-worldwide-drug-crisis/ http://www.yale.edu/aidsnetwork/


[이미지] http://radiology.rsna.org/content/245/3/645/F1.expansion.html http://www.news-medical.net/health/Drug-Patents-and-Generics.aspx http://www.doctorswithoutborders.org/press/release.cfm?id=6844 http://www.doctorswithoutborders.org/publications/alert/article.cfm?id=6789&cat=alertarticle&ref=news-index http://www.doctorswithoutborders.org/images/2013/ALERT-Spring-MSF25875-SM.jpg

개인 도구
이름공간
변수
행위
둘러보기
지구촌 빈곤문제 주제들
도구모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