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개발사업을 위한 원조와 아동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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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Pete Pattison

출처: http://bit.ly/1CkNcUR


유엔, 영국,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과 같은 국제 공여국들이 지원한 자금으로 진행되는 건설사업에 네팔의 수많은 아동과 성인 노동자들이 담보노동을 통해 만든 벽돌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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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잔 마가(Rajan Magar)는 카트만두 근처 박타푸르(Bhaktapur)에 위치한 브람하야니 마타(Bhramhayani Mata)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 1시에 일어납니다. 브람하야니 마타 벽돌공장과 그의 협력업체들이 생산한 벽돌은 영국 역시 지원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의 인도주의적 집결지역을 짓는데 사용되어왔습니다.


8세에 불과한 어린이들이 벽돌을 만들기 위해 매일 15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벽돌은 영국이 320만 달러(USD)를 지원한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 의 프로젝트를 포함하는 네팔의 주요 개발사업에 사용되어왔습니다.

영국의 유명 일간 신문 가디언(Guardian)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이 수백만 파운드(£)를 지원한 트리부반 국제공항(Tribhuvan International Airport) 개선 사업, 메리어트(Mariott) 호텔 신축 공사, 카트만두(Kathmandu) 국내선 공항 개선 프로젝트 등 네팔의 주요 건설 사업이 아동 노동, 담보 노동 등 인권을 남용해 생산된 일명 “피의 벽돌”을 사용해왔습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국제 공여국, 원조 단체, 다국적기업, 그리고 네팔정부가 가계의 빚을 노동력으로 대신하는 일명 담보노동의 굴레에 빠진 노동자들을 노동력 공급사슬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구조적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국제 사회가 네팔의 벽돌 산업 내 만연하는 담보노동 실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네팔의 벽돌 산업은 전국에 1,100개 이상의 가마가 가동될 만큼 번영하고 있습니다. 네팔의 벽돌 산업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로 특징을 이루고 있습니다. 첫째, 장시간의 노동. 둘째, 적은 급여. 셋째, 빚을 담보로 노동력을 강요하는 강제담보노동. 전문가들은 네팔 전역의 벽돌 공장에서만 2만 8,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일하고 있고 그 중 절반이 14세 이하라고 보고했습니다. 상당수의 성인 노동자들 역시 강제노동 혹은 담보노동으로 착취 받고 있다고 합니다.

카트만두(Kathmandu)에 인접한 마을인 박타푸르(Bhaktapur) 근처의 브람하야니 마타(Bhramhayani Meta) 벽돌공장은 네팔의 빈곤지역에서 온 수 천명의 노동자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작업장 근처에 중구난방으로 흩어져있는 초라한 판잣집에서 매일 밤 잠을 청합니다. 새벽 1시 45분, 고작 여덟 살인 샨카 팅(Shankar Thing)과 역시 스무 살 채 되지 않은 그의 세 형제들이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수천 명의 노동자들 틈에 끼어 차가운 어둠 속으로 향합니다. 열여섯 살 비샬 팅(Bishal Thing)은 희미한 백열전구의 빛과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네팔 유행가에 기대어 다음 15시간 동안 계속 될 고된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 주변은 같은 작업을 하는 가족들로 가득합니다. 공허한 라디오 소리와 거푸집이 바닥을 내리치는 소리가 황량한 계곡 전체를 가득 채우며 때까지도 벽돌가마 주변 작업은 그칠 줄 모릅니다. “가끔 제 남동생은 너무 추워서 울기도 해요.” 비샬은 인터뷰 와중에도 쉬지 않고 진흙을 퍼내며 말했습니다. “제 남동생이 손이 베이는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이렇게 일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우리는 가난하고, 그래서 굶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해요.” 열 네 살 프렘 팅(Prem Thing)은 반바지와 양말 위 슬리퍼 차림을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집에 남아있고 싶었지만 브로커가 저를 여기로 데려왔어요.”

브람하야니 마타 공장에서 생산되는 벽돌의 대다수는 국내 건설 사업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가디언(Guardian)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브람하야니 마타 공장 혹은 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두 공장에서 생산되는 벽돌이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주요 개발 프로젝트는 영국 국제개발부(DFID: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에서 지원한 자금을 통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향후 몇 달 안에 착수하고자 하는 세 가지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심각한 자연재해 발생시 지급될 긴급 구호품과 지원을 위한 집결지역의 건설 사업입니다. 가디언은 브람하야니 마타 공장과 두 협력 공장 모두 비슷한 근무 환경 속에서 노동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그들의 도급업자들과 공급업자들에게 유엔아동권리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Rights of Child)을 고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단체의 대변인은 “통상적인 사업 감독을 통해 세계식량계획의 환경 및 도덕, 윤리적 측면의 기준을 벗어난 과정을 통해 생산된 벽돌을 사용하는 도급업자에 의해 트리부반(Tribhuva) 공항의 작은 건축 공사가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1월 초, 세계식량계획은 도급업자에게 추후의 모든 건설 과정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준을 벗어나 생산된 벽돌의 사용과 구매를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한, 시멘트 벽돌, 경량 벽돌, 조립식 자재 모두 유엔의 기준에 부합하는 공급업자가 생산한 물품만 사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영국 국제개발부 (DFID: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대변인은 “세계식량계획은 더 이상 논란이 있는 공급업자와 거래하지 않습니다. 공급사슬의 도덕성을 보장하고 통합하는 것은 개발사업 진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모든 협력업체들이 진행중인 사업과 관련된 공급업자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실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브레(Kavre) 출신의 46세 벽돌공 마힐라 라마(Mahila Lama) 역시 그의 네 형제들로부터 단 2km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브람하야니 마하비르(Bhramhayani Meta) 벽돌 공장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지난 11년 동안 라마씨는 벽돌 가마가 운영되지 않았던 그 전 년도 몬순 시즌에 써버린 대출금을 갚기 위해 매 해 벽돌 제작 시기에 일을 해왔습니다.

라마 씨는 직접 만든 벽돌 옆 작은 오두막 안 난로 위에서 야채를 요리하며 “저는 지난 몇 달간 집에 가지 못 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라마 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작업장을 잠시라도 비우게 될 시 그를 고용한 중개인은 대출금에 대한 24%의 이자를, 또 공장 주인은 그 동안 벽돌을 만드는데 사용한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이자와 임대료는 라마 씨가 감당하기엔 벅차기 그지없는 비용입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저에겐 결국 별 수 없는 것이죠.”라며 라마 씨가 한탄했습니다.

카트만두(Kathmandu) 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연 60만 명의 관광객들은 아마 마힐라 라마의 고된 나날들에 대해, 그리고 본인들이 국제공항에서 누리는 혜택이 라마 씨의 살인적인 노동의 대가라는 것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라마 씨가 근무하고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약 5만여 개의 벽돌들은 국제공항을 개선시키는 주요 사업에 사용되어왔습니다. 산호세 건설(Constructora Sanjose)이 총괄을 맡고 있는 이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 Development Bank)의 후원을 받고 있고 사업 개발을 위해 6,000만 파운드(£) 상당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의 네팔지역 이사 케니치 요코야마(Kenichi Yokoyama)는 “아시아개발은행은 네팔 정부와 정부 집행 원인 네팔 민간항공국(CAAN: Civil Aviation Authority of Nepal)이 도급업자들이 주요 노동 기준과 노동법을 준수하고,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근절시킬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목적의 일환으로 저희 지사에서 네팔의 상황에 대한 조사를 긴급하게 진행시키고 있습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산호세 건설 또한 그들의 공급사슬을 점검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공항을 통과한 관광객들은 카트만두에서 올해 처음 문을 연 메리어트(Marriott) 호텔의 호화로운 페어필드(Fairfield) 신축 건물에 묵을 것입니다. 관광객들은 호텔의 지하실이 타망(Tamang)가족이 고된 노동으로 만든 벽돌로 지어졌다는 것을 알 길이 없을 것 입니다.

타망 가족이 지내는 곳은 골판지 지붕을 막대기 몇 개로 겨우 지지해 놓은 임시 벽돌집입니다. 가마 위로 해가 떴을 때는 이미 채 열 두 살이 되지 않은 딸이5시간째 부모님 옆에서 벽돌을 수십 번 내리치는 고된 작업을 한 후입니다. “지난 시즌에 우리는 고작 1만~1만 5,000루피(Rs) 혹은 66~99파운드(£) 밖에 벌지 못 했어요. 우리는 별 다른 방법 없이 또 다시 돈을 대출 받아 써야만 했죠.”라고 남편이 말합니다. 남편은 지난 시즌 말에 7만 5,000루피를 빌려야만 했습니다.

만에 하나 타망 가족이 가계 빚을 청산한다고 해도, 사실상 그들은 벽돌 가마를 떠날 수 없습니다. “일을 못할 정도로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 곳을 떠날 수 없어요. 중개인과 공장 소유주가 벽돌 생산에 필요한 토지를 이미 임대했기 때문에 우리가 떠나게 되면 그들은 큰 손해를 입습니다. 그들은 절대로 우리가 일터에서 달아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라고 남편이 말합니다.

타망 가족은 벽돌 1000개당 800 루피를 받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 시즌 말에나 보수가 지급되는 시스템으로 인해 그들이 정확한 액수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계약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요. 다른 곳도 이쪽 상황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우리는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습니다.” 타망 씨는 무덤덤하게 토로합니다.

한 여성 대변인은 메리어트(Mariott) 사의 페어필드(Fairfield) 건물이 2017년에 개장할 예정이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주식회사가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건설과정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네팔 호스피탈리티 그룹(Nepal Hospitality Group) 유한회사가 맡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대변인에 의하면 이 회사가 건설 공사 총괄 및 감독의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아동 및 성인 노동 착취에 관한 질문이라면 그들이 가장 잘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변인의 말과는 다르게 네팔 호스피탈리티 그룹 유한회사는 취재진의 그 어떠한 질문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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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과 성인 노동자들이 다딩(Dhading) 지구의 펑커켈(Panchkhal)에 위치한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있습니다.


일명 “피의 벽돌”은 네팔의 유명한 여행 코스로 이어지는 카트만두(Kathmandu) 공항의 국내선 터미널에 역시 쓰였습니다. 네팔 민간항공국(CAAN: Civil Aviation Authority of Nepal)이 허가한 국내선 별관 터미널의 개선 공사는 약 1억900만 가량의 루피(Rs)를 지원받았습니다. 새 건물 벽의 타일들 아래로 깔려있는 벽돌들은 인근 마을 박타르푸(Bhaktapur)에 위치한 자야 산카르(Jaya Shankar) 공장에서 강제노동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빚어진 결과물입니다.

올해11월 중순 경 25세 시바 쿠말 사다(Shiva Kumar Sada)는 14명의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남부 사프타리(Saptari) 지구에 위치한 마을에서 공장으로 왔습니다. 그들을 공장으로 데려온 중개인은 일당 800 루피를 주마다 지급할 것과 2,000에서 3,000 루피를 선금으로 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도착한 지 3주가 지나도록 여전히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했고, 그 중 5명은 결국 일을 포기한 채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사다 씨는 “처음에 그들은 우리에게 800루피의 일당을 약속했고, 그 값은 이제 700루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800루피는 고사하고 선금 외에는 그 어떠한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식료품 구매권으로 먹을 음식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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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박타푸르(Bhaktapur) 근처의 벽돌공장에서 당(Dang) 지구에서 온 노동자들이 가마 위로 벽돌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현대판 노예에 가까운 힘든 근무 환경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가끔 우리가 중개인의 속임에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돈이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우리는 중개인을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벽돌공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하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인 브릭클린그룹(Brick Clean Group)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공정성계획(Global Fairness Initiative) 네팔 지사의 홈라즈 아칼야(Homraj Acharya) 지부장은 국제 공여국, 은행, 원조 단체들이 벽돌공장 내 실상에 대한 책임을 네팔정부와 공동으로 짊어져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합니다.

아칼야 지부장은 또한 “국제 공동체들은 그들이 구입하는 벽돌들이 아동 노동과 담보 노동으로부터 철저하게 제외되게끔 보장하는 물품조달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쓰는 돈은 곧 우리의 윤리의식을 대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샬과 같은 아동들에게는 이러한 정책의 수혜가 충분히 전해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어요. 제 인생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버린 걸요” 비샬은 한탄하며 말합니다.


빚을 담보로 하는 노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 벽돌 가마 소유주가 중개인에게 돈을 지급합니다.

■ 중개인은 다음 벽돌 제작 시기에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것을 담보로 가족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가마가 운영되지 않는 장마 기간에 가족들 생계를 돕습니다.

■ 벽돌 제작 시기에 가족들을 각 가마에 배치됩니다. 노동자들은 보장된 직업을 얻지만 벽돌 제작 시기가 끝날 때까지 전혀 돈을 받지 못 합니다. 만약 노동자들이 벽돌 제작 시기가 끝나기 전에 떠나면 그들은 그 동안의 노동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 만약 노동자들이 벽돌 제작 시기가 끝나기 전에 떠나고자 한다면 몇몇 노동자들은 선금이나 그들이 일하는 토지의 임대료에 대한 매우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합니다.

■ 노동자들은 벽돌 제작시기가 끝나기 전에 선금을 모두 갚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선금을 모두 갚을 만큼 충분히 돈을 벌지 못할 뿐 아니라 다음 벽돌 제작시기에 갚을 또 다른 선금을 받을 것을 강요당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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