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로 부모를 잃은 시에라리온 아이들
저자: Monica Mark
가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치명적 상황에서의 공포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으로 들어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햇살 좋은 아침,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 센터에서 퇴원한 아브라함(Abraham)은 엄마와의 재회를 특히나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시에라리온(Sierra Leone)의 에볼라 바이러스 주요 발생지이자 멀리 떨어진 숲 지대인 카일라훈(Kailahun)에서 주변 병상의 환자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는 동안, 14세 소년 아브라함은 고열에 시달리며 매트리스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이겨냈습니다.
울퉁불퉁한 숲길을 달려 아브라함을 집으로 데려다주었던 국경없는 의사회(MSF: Médecins Sans Frontières)의 에밀리 벨투스(Emily Veltus) 보건요원은 “아브라함이 다시 엄마를 볼 생각에 정말 즐거워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벨투스 보건요원은12명도 넘는 가족들이 모두 나와 아브라함을 반겨주었고, 아브라함의 삼촌은 당혹스러워하며 아브라함과 마주하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얘야, 엄마는 2주 전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려 돌아가셨단다.” 아브라함은 할 말을 잃고 주저 앉았습니다.
시에라리온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3개국 중 한 곳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대가족을 분열시킨 것에서 그치지 않고 친척들이 함께 고아를 돌보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친족 관계까지 갈라 놓았습니다.
이미 부모를 잃은 세 명의 친척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아브라함의 삼촌은 늘어난 식구들을 건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카 아브라함을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브라함보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전염병으로 빚어진 혼란 속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공포, 빈곤이라는 폭풍에 사로잡힌 고아들은 돌봐줄 친척을 찾지 못하거나, 그대로 방치됩니다. 라이베리아(Liberia) 인근 해변에서 옷이 벗겨진 채로 버려진 10세 샤 엑스코(Saah Exco)가 극단적인 예입니다. 샤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가족을 생이별하게 한다는 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잔인성이 드러납니다. 바이러스는 체액과 함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병에 걸린 어머니는 아이에게 젖을 먹일 수가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보지 못한 채로 죽어갑니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를 잃었을 때 그 중 90%는 대가족에게 거두어졌습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덧입혀진 부정적인 인식으로 고아들은 갈 곳을 잃었습니다.” 유니세프 시에라리온 지부의 로랜드 모나쉬(Roeland Monasch) 지부장이 밝혔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양할머니 ‘마미(Mami)’가 하와(Hawa)와 아미두 알리에우(Amidu Alieu)를 거두었습니다. (Photo: Monica Mark)
시에라리온은 전 세계에서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합니다. 유니세프에 의하면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 약 4분의 1이 18세 미만이며 카일라훈에서만 지금도 약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새 가정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자원을 모두 끌어 모아 에볼라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투입하고 학교들이 무기한으로 휴교하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정부 당국의 눈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었을 것입니다.
수많은 아동이 고통과 정신적 외상으로 인해 멍한 상태로 치료센터에 도착합니다. 최근에는 모녁나 함께 치료센터로 이송되는 11시간 동안 어머니는 이미 사망하고 일곱 살배기 딸만 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어린 아이에게는 정말 두려웠을 것입니다.” 치료센터의 말콤 휴고(Malcolm Hugo) 심리학자가 밝혔습니다. 80개의 병상을 보유한 이 치료센터에는 수십 명의 직원이 오염 방지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아침, 휴고 씨는 또 다른 일곱 살배기 소년이 치료센터에서 퇴원한 후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형제가 사망한 날 밤이 새도록 아이가 시신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참함 속에서도 유대감은 피어납니다. 회복기 환자들을 위한 병실에서는 묵직한 금 목걸이를 맨 수다스러운 환자가 점심시간 동안 의사 선생님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장난을 치고 “나는 에볼라 치료 센터의 왕이다!”라고 농담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지켜보는 이가 없을 때 그는 연약한 소년이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부드럽게 격려해 주었습니다. 의사들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때때로 어린이들을 돌보곤 한다고 말합니다. 휴고 씨는 “부모에게 자녀의 사망을 알리는 것과 아이를 부모로부터 떼어놓는 게 가장 힘든 업무”라고 말했습니다.
태어난 지 17개월 된 란사나 카마라(Lansana Kamara)는 엄마가 사망하고서 나오지 않는 젖을 여전히 빨고 있었습니다. 카마라의 친척을 수소문하는 게 수포로 돌아가고, 치료센터는 카마라를 돌볼 양아버지를 찾아 내었습니다. 목수로 일하고 있는33세 아부바카(Aboubacar) 씨는 “동정심이 들었습니다. 카마라는 모든 가족을 잃었으니까요.”라고 2014년 7월부터 돌봐 온 아이를 부드럽게 안으며 말했습니다.
정부와 함께 일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의 파토우 폼바(Fatou Fomba) 아동보호관 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말로 연약한 아이를 맡아 돌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시대’에는 심지어 자녀들조차 치료센터에서 다시 데려가려 하지 않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공포와 혼란 때문이죠.” 라고 말하곤 급히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족이 필요한 십대 소녀가 있었어요.” 치료 센터의 의료진이 업무를 보던 중 말했습니다. 소녀가 내일까지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센터 업무 종료 시간까지 새 보금자리가 필요한 세 명의 어린이가 생겼습니다.
잠재적 보호자들의 긴급 등록에도 불구하고 생존 아동이 머무를 새 거주지를 마련하는 데에 시에라리온 정부와 중개기관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동복지에 관련된 다른 긴급한 사안들이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모나쉬 지부장은 중요한 요소인 장기적 기금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최근 영국 정부로부터 전달받은 지원금으로 단체의 활동에 박차가 가해지긴 했지만, 지역 사람들 중에선 동정심이 많은 소수만이 유니세프에 기부를 합니다. 정부와 유니세프가 정기적인 경제 지원을 논의하고 있는 동안 임시 보호자들은 쌀, 중고 아동복, 세면용품, 적은 급료만을 받고 있을 뿐입니다. 사회복지부는 카일라훈에 다섯 개의 방이 있는 임시아동보호시설을 마련했습니다. 그럼에도 유니세프의 로시나 마호이(Rosina Mahoi) 담당자는 희망이 보인다고 말합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이 21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아이들의 상태를 지켜보고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생각을 바꾸겠지요.”
에볼라 바이러스로 부모님을 모두 잃은 15세 소녀 무수 알리우(Musu Allieu)는 안타깝게도 그 전에 이미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았습니다. 정신적 외상을 입고서, 무수는 이웃들이 자신을 기피하는 것을 불평하곤 하다가 결국 양할머니 집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무수의 두 여동생5세 아미두(Amidu)와 3세 하와(Hawa)는 좀 더 잘 극복해냈고, 양할머니 손에 거두어졌습니다.
어느 날 오후, 마호이 유니세프 담당자가 방문하자 아미두는 수줍게 손을 흔들었고 하와는 신이 나서 달려왔습니다. 양할머니는 하와에게 마을에서 시행하고 있는 '접촉 금지' 규칙을 큰 소리로 외치며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그거 아세요?” 양할머니가 미소 지었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하와(Hawa)를 ‘안녕하세요’(how are you)라고 불러요. 하와가 항상 모두에게 달려가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