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개발원조의 방식: 현장 경험을 반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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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Wolfgang Fengler and Homi Kharas

출처: http://bit.ly/fMw5FI


지난 십 년 동안 글로벌 원조 환경이 커다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우선 기존에 원조를 담당하던 정부뿐만 아니라 비정부적 성격을 지닌 단체들도 주체적으로 국제 원조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나 약소국 내의 정치적 불안정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맞서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원조를 이행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0년도에 발행된 보고서인 ‘현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달라지는 원조 방식(Delivering Aid Differently—Lessons from the Field)’의 중심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우리는 원조 환경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1960년에서 2008년까지 부유한 국가들은 가난한 국가들에게 3조2,000억 달러(USD)의 원조를 제공했고, 오늘날의 원조는 2,000억 달러(USD) 에 이릅니다. 지난 몇 십 년간 원조에 관해서 다양한 논란과 격변이 있어왔지만, 원조의 핵심 요소인 원조 조정(coordination) 규칙들만큼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원조의 새로운 역학관계가 너무나 강력해졌기 때문에 원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달라지는 원조 방식’은 앞으로 해외 원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시점에 쓰인 책입니다. Peter Singer와 Jeffrey Sachs 등의 원조 전문가들은 심각한 가난이 지속되는 것은 공여국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해외 원조 예산을 대규모로 늘리자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원조의 효과성이 명백하지만 단지 그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달리, 현재의 원조를 가차없이 비판하는 William Easterly와 Dambisa Moyo는 원조로 인해 수원국 정부가 국민에게 가지는 책임성(accountability)이 줄어들어 가난한 국가들의 발전이 늦춰진다고 주장합니다. 이 입장에 대해 원조 옹호자들은 해외 원조가 올바르게만 행해지면 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고 반박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원조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교훈을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이견이 분분하다면 우리는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요? 만약 정말로 개발 원조가 비효율적이라면, 어떻게 지난 수 십 년간의 원조 규모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했을까요? 어째서 그렇게나 많은 국가, 개인, 유명인사, 재단 그리고 기타 단체들이 원조에 동참하게 되었을까요?

전문가 집단 양쪽 모두의 주장은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십 년간의 개발 과정이 원조 환경을 급격하게 바꿔놓았고, 원조의 효율성에 관한 전통적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현재 원조의 공급이 더욱 원활해지고 원조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조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원조 환경은 지난 십 년간 이뤄진 다음의 세 가지 중요한 변화로 특징지어집니다.

1.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눈부신 성장이 원조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동아시아의 국가들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개발 원조의 목적, 즉 원조 자체의 필요성을 없앤다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몇 년 사이에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원조의 규모를 큰 차이로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개발도상국들의 원조 요구는 국가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남반구에 위치한 가난한 국가들을 통칭하는 “제 3세계”는 사라졌으며,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2000년부터 많은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2. 지난 십 년간 원조의 양상은 완전히 변했고, 이 변화는 앞으로 수 년간 가속화될 것입니다. NGO, 각종 재단 그리고 기업 같은 새로운 민간 행위자들이 원조의 큰 부분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조달되는 개인 기부금의 규모는 매년 600억 달러(USD)를 넘어섰습니다. 새로운 행위자들은 원조 활동에 생기를 불어넣고, 기존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조의 규모는 커지는데 반해 개별 원조 사업의 평균 규모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인 공여국의 원조 활동에서도 관찰됩니다. 소규모 원조 사업은 소외 받는 주민들에게 이익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원조 사업을 분절화시켜서 행정 비용을 증가시키고 관리 과정을 복잡하게 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7년에 공여국들은 원조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무려 3만 개 이상의 실무그룹을 파견해야 했습니다.

3. 무엇보다도 정보 통신 기술 분야의 혁신이 개발 원조의 형태를 바꿔놓았습니다. 지식의 전달이 재정 지원만큼이나 중요해졌으며, 지식과 재정을 통합한 원조 형태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21세기의 달러화처럼 널리 통용되는 정보가 원조 전달 모형의 중심축이 되어야 합니다. 수원국들은 원조 규정에 대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단일창구(single-window) ” 접근법을 사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정보 전달 방식은 기존의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인 원조 전달 방식을 개선할 것입니다. 또한 원조를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비교우위 를 더욱 손쉽게 발견하도록 돕고, 각각의 원조 행위자들이 무슨 일을 담당하는 지 안내해줄 것입니다.

원조의 새로운 현실

지난 이십 년간, 원조 규모는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원조 금액은 1992년의 920억 달러(USD)에서 2008년에는 대략 2,000억 달러(USD)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실질적으로는 50%의 증가를 보였습니다. 아직 대부분의 원조는 개발 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의 회원국들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개발 원조위원회는 총 1,200억 달러(USD) 규모의 공적개발 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제공하는 22개의 부유한 국가들로 구성된 협의체입니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NGO, 재단, 종교 단체, 기업들이 650억 달러(USD)나 되는 상당한 수준의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점점 더 전체 원조의 많은 부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 원조위원회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이 제공하는 양자 원조도 150억 달러(USD) 이상에 달합니다. 이는 1990년 대 초부터, 원조의 3분의 2가 비전통적 제공자로부터 나오고, 나머지 3분의 1만이 개발 원조위원회의 원조로 조달된다는 것입니다(그림 1). 개발 원조위원회의 원조가 전체 증가분의 3분의 1밖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글리니글스(Gleneagles)에서 G8의 국가 수장들이 공약한 원조가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몇몇 연구들은 집계 방법에 따라 원조 간에 큰 격차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기술원조를 제공하는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해 봅시다. 첫 번째는 개발 담당 기관이 국제적인 개발 자문 위원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그 기관이 지역 전문가들과 현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지만, 이 방법으로 조달된 원조의 양은 첫 번째 방법의 원조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역 전문가의 급여가 국제 전문가의 급여 수준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개발 전문가들로 이뤄진 수많은 팀들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을 제공하면서도 상당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례들이 조사되었습니다. 원조 기금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낭비되면서, 결국 대부분의 돈이 외국인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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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원조를 분류하는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쟁점은 원조가 더 많은 지역에서 조달되며 그 경로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조 양이 늘어나면서 관련 원조 기관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원조에 대한 최근 통계를 보면, 약 263개의 다자간 원조 기관들이 개발 기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요 원조 기관들은 아프리카의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Global Fund)처럼 한 가지 사안에 집중하는 “수직적” 다자간 원조 기구입니다. 최소 56개 국가에 양자간 해외 원조를 제공하는 원조 기관이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사안들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시행하는 여러 기관들을 포함합니다. 갈수록 더 많은 국가들이 신규 원조 기관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 년간 브라질, 중국, 인도, 대한민국, 터키, 베네수엘라와 같은 국가들은 대규모의 원조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왔습니다.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몇몇 국가들도 국제 원조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원조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림 2는 전통적인 원조 공급 경로를 보여줍니다. 이 그림처럼 주요 대규모 원조는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부유한 국가의 납세자들은 정부가 양자간 프로그램으로 원조를 전달하거나 또는 다자간 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난한 국가의 정부에 원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수원국 정부는 이 기금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가난한 수혜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공급 패턴은 더 이상 대부분의 원조 구조를 설명하는데 적절치 않습니다. 이제 국제 NGO들과, 재단, 민간 회사와 같은 새로운 행위자들이 상당한 양의 크고 작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Hudson Institute는 최근 국제 개발을 위해 선진국의 개인들이 개발도상국에 기부한 원조 금액이 한 해 최소 490억 달러(USD)에서 최대 7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추정하였습니다. 현재의 원조 환경은 민간의 지원을 받는 수천 개의 국제 NGO들과 개발도상국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수십만 개의 지역사회 기반 조직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을 포함합니다. 결과적으로, 개발 원조위원회에 속하지 않은(non-DAC) 양자 원조국들과 민간에서 제공되는 원조가 부유한 공여국들이 전통적으로 제공해오던 원조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원조의 구조는 그림 3처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원조 감시 메커니즘으로는 새로운 행위자들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데이터베이스들은 공적개발 원조(ODA) 기금에 관한 기록이나 NGO나 수직적 기금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규격화되지 않은 범위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조 공급의 40%정도가 데이터베이스의 집계에서 제외되었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원조 행위자들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들이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원조 지원 과정에 변화가 생길 경우 감시 데이터에 혼선이 빚어지거나 원조에 대한 감시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조의 분절화(fragmentation) 기부자들이 증가하자 원조는 더욱 작은 규모의 활동들로 분절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기부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원조 프로젝트의 수가 급증했고, 각 프로젝트의 평균적인 규모는 급격히 축소되었습니다. 개발 원조위원회의 양자 원조국들은 1996년도에 1만5,750개의 활동 공약을 등록했는데, 2008년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8만4,764개의 새로운 활동 공약을 등록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활동의 평균 규모는 꾸준히 축소되어, 1996년의 297만 달러(USD) 규모에서 2008년에는 135만 달러(USD) 규모로 줄었습니다. 새로운 활동들의 규모의 중앙값도 이제 8만7,499 달러(USD)로 줄어들었습니다. 공적개발 원조의 전반적 증가는 원활히 시행되는 프로젝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소규모 프로젝트들이 양적으로 증가한 데서 비롯한 결과로 보입니다(그림 4).


물론, 프로젝트의 규모가 작아진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혁신과 실험의 중요한 근원이 됩니다.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사람들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가능한 고립 지역에서 적은 액수만으로도 충분히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조의 분절화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는 적지 않습니다. 각각의 프로젝트들은 철저한 준비와 협상, 감독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을 정확히 보고해야 합니다. 많은 프로젝트들은 기존의 관료 체제를 완전히 벗어난 프로젝트 실행 기관과 조정 위원회를 조직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엄청난 행정 비용을 초래하고, 주요 정부 기관의 인재들이 유출되어 국내 기관들의 역량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원조의 분절화 때문에 생겨나는 추가적인 비용을 보여주는 사례로 정부 공무원들이 기부 단체의 고위급 대표단을 맞이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캄보디아의 고위 공무원들은 기부자들을 만나는 데만 전체 근무 시간의 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되는 구조는 원조 전달 과정에 있어 정부 구조와 절차를 우회하는 체계를 낳을 수 있고,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수원국의 예산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한 파리선언(Paris Declaration on Aid Effectiveness) 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조사기관은 현재 진행중인 2,473개의 프로젝트의 실행 기관들이 정부 시스템과 거의 동일한 성격을 지닌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의 표본이 공적개발 원조의 절반 이상을 받고 있는 수원국들이기 때문에, 개발 도상국에서 정부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는 단체의 수는 5,000개에 달할 것입니다.

원조의 변동성(volatility) 수원국의 관점에서 공적개발 원조의 순지출은 변동이 매우 심합니다. 원조의 변동성은 이 순지출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개발 원조의 초기 단계에, 1961년의 원조를 위한 공동보조노력결의(the Common Aid Effort)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하는 원조는 개발도상국의 건전한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공인하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합의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국민 소득의 손실을 감안하면, 가난한 국가에게 가해지는 원조의 충격은 부유국이 직면하는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의 충격만큼이나 빈번하고 강력합니다. 그 충격의 대표적인 예로 대공황, 두 차례의 세계대전, 스페인 시민 전쟁, 그리고 최근의 세계적 불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원조가 중단될 경우에 원조에 의존하는 사회가 겪을 위험은 원조가 사용되는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성장률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위기’라는 강력한 경험적 증거가 있기 때문에 ‘원조의 위기’가 일어날 시나리오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원조 위기는 환율, 공공투자,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일반적으로 성장과 개발을 촉진하는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은 원조의 변동성이 높을 때는 시행이 불가능하며, 특히 이 높은 변동성이 정상적인 경제 주기를 약화시키고 있을 때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거시경제적으로 보면 해당 국가가 겪을 수 있는 원조의 변동성은 GDP 변동성보다 7배가 높고, 수출 변동성의 3.5배나 더 높습니다.

원조 변동성은 가난하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거나, 정치적 또는 보안상의 문제가 원조 기부금 결정에 영향을 주는 나라에서 더욱 높습니다. 파키스탄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조정 메커니즘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으면서도 미국의 보조금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되는 원조 변동성을 겪어왔습니다. 원조 계획들의 단기 지향성도 원조 변동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자 결과입니다. 파키스탄에서 2008년에 진행 중이던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전체 지출의 약 34%는 3년 또는 그 이하의 단기 프로젝트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체 프로젝트의 30%는 5년 이상으로 연장되었습니다.


표1. 원조 관리의 신구 모형 양상 이전 모형 새로운 모형 전반적 접근 국제 조정과 분할 부담: 본부 간의 협업이 지배적 수원국의 국내 조정과 협력이 국내 상황에 따라 차별화됨 원천과 경로 공적개발 원조(ODA) 중심 다양한 원조 행위자, 원조의 다양한 공급 경로, 계획 매년 다년간, 역동적 조달 경로 프로젝트 기반, 분절화 프로그램 기반, 확장 가능 역량 강화 역량 대체, 기술 지원 역량 개발, 지역 네트워크 정보 공유 시스템 범세계적 범세계적, 지역적 출처: 저자들의 분석

주요 공여국들은 무력한 정부에 많은 자금을 맡기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합니다. 새로이 등장한 공여국들은 아직 전통적인 공여국들이 원조 노선을 변경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통합적인 방법으로 완화시킬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원조 공급 자체가 불안정하면 수원국의 정부가 원조에 힘입어 아무리 좋은 성과를 거두더라도, 원조 공급의 불안정성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소모되고 원조의 혜택도 감소하게 됩니다.

케냐의 사례는 원조의 변동성으로 인해 현장에서 치러야 할 대가를 보여줍니다. 지난 십 년간, 케냐 정부는 공약된 원조 기금을 정부 예산에 포함시키기를 꺼려해왔습니다. 원조 공약들이 너무나 자주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케냐 전(前) 재무장관은 개발 협력국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회계 연도 내에 보조금이나 융자금이 실제로 지급된다면 그 자금들을 국내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케냐 정부에 공약되었던 원조 기금들이 재정 정책의 예산으로 편성할 만큼 안정적으로 제공된 적이 드물기 때문에 실제로 지급되는 기금들을 우발적인 소득 이상으로 여길 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원조가 공약대로 원활히 제공된다면 저축이 늘어나서 부채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원조가 제공되지 않는다 해도, 정부의 지출 규모는 원조와 무관하게 기존의 예산 수준 내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21세기의 새로운 원조 모형 원조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조의 효과가 수 년간 지속되기 위해서는 전달 방식이 변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21세기에 마치 달러화처럼 견고한 가치를 지닌 지식을 활용하여 원조 프로그램들을 평가하고, 그것들의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고, 그 규모를 늘려가야 합니다. 원조 조정을 위한 정보 개방과 원조 조정 노력의 분산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합의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원조 프로그램 조정자들과 시행기관들의 네트워크는 규격화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원조에 대한 정보를 전세계적으로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선점을 바탕으로, 원조 자금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원조의 개발 효과 또한 더욱 향상될 수 있습니다(표1). 개발 원조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이 원조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수정 방안에는 새롭게 등장한 거대한 양자 공여국들이 원조 시스템에 포함되도록 기존의 원조 모형을 확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는 국가 간 협력 전략을 통해 지역적 주권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음의 세가지 원칙은 새로운 원조 전달 모형을 고안할 때 유용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1. 원조는 수원국이 처한 상황에 적절하게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이 원칙은 언뜻 보기에는 명백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공여국들이 수원국들을 몇 가지 자의적 범주로 분류해서 각 국가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여국들은 수원국들을 종종 취약한 지역, 저소득 국가, 작은 섬나라 경제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이 같은 분류가 유용하다고 해도, 개발 원조위원회가 공적개발 원조에 적합하다고 평가한 152개 국가들은 각기 다양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이 공여국들의 원조 전달 방식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2. 원조 전달 시스템은 원조 제공자들의 다양성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각각의 제공자들은 서로 다른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각 제공자들이 지닌 고유한 장점들을 발견하고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제공자들끼리 서로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원조 제공자들 간에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발 원조위원회에 속하지 않은 공여국들의 숫자와 전체 원조 자금 중 그들이 제공하는 자금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모든 원조 행위자들이 적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메커니즘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시도된 조정 회의들은 집중적인 부문별 접근이 이뤄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많은 공여국들은 원조가 이뤄지는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거나 현지에 원조 전문가를 파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원조에 관한 결정들이 현지와 떨어져 있는 본부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원조 공급의 원활한 조정이 어려워집니다.

3. 원조의 초점은 개발의 역학관계에 맞춰져야 합니다.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이 언제나 원조 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원조 시스템이 효과적인 원조 프로젝트의 규모를 확장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공여국들이 장기적인 업무에 관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해당 지역에 나타나는 원조의 결과에 대해서 전적인 책임을 지기도 어렵습니다. 개발의 역학관계에 초점을 두는 것은 제도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감시와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수원국의 필요에 적합한, 확장가능하며 계획적인 접근 방식이 권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수원국의 시급한 필요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개입이 필요한지, 지역적 또는 분야별 간극은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원조를 공급받은 수원국에서 어떤 진전이 보이는지 체계적으로 관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정(coordination)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한 파리선언은 공여국의 원조 개입이 분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논의를 개진했습니다. 파리선언은 다음의 내용을 전제로 했습니다. 원조의 규모는 한 정부의 전체 지출을 넘어서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원조는 아무리 가난한 나라에서라도 해당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전제는 공여국들이 원조 공급 과정에서 수원국 정부의 시스템을 따르도록 권장하고, 그 정부 사업의 우선순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아직 온전히 지켜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여국들은 여전히 자국 시스템에 의존하고, 새로운 양자 공여국들은 종종 특정 프로젝트를 원조의 조건으로 내세웁니다. 민간 원조 행위자들은 사회 사업과 같은 특수 목적을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원조가 부문별로 불균형하게 할당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조정 전략들의 목적은 국가 중심의 원조 방법을 수정하거나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들은 수원국의 프로그램들과 공여국의 원조 프로그램들이 일치하게 만들고, 공식 개발 원조위원회 공여국들이 원조를 하는 과정이 원활히 조정되도록 하는 성과를 어느 정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기존 조정 메커니즘이 신흥 공여국들과 민간 NGO들을 포괄하도록 확장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음의 두 가지 근본적인 도전 과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1. 현 상태를 파리선언의 이전 상태로 후퇴시킬 위험성을 내재한 시스템은 전통적인 공여국들을 일정 수준까지는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원조의 전반적인 분절화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원조가 부문별로 또는 지역별로 고르게 분배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 다시금 “기념비를 세우는” 식으로 이뤄지는 원조는 위험성을 내재할 것이며, 광범위한 개발의 성과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비록 교육, 건강,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알리는 것이 가장 손쉽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주요 과제는 사회 서비스 전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제도 개혁과 같은 추상적인 활동들을 내세워 부유한 국가의 원조 자금 기부자나 납세자들을 동원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대부분 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이며, 이 활동들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해당 지역의 지역적 이해관계자들과 정부 내외의 두터운 신뢰 관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새로워진 원조 시스템 내에서도 공여국과 수원국들 간에 원조를 조정해야 하는 내재적 어려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원조의 규모는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개발도상국 정부가 최대 공여국 10개 국가로부터 원조 공급의 90%를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규모가 전체 원조의 60% 이하로 줄었습니다. 수원국과 공여국 정부가 서로 각각 어떤 사안에 집중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개발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원조의 공급과 개발 효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각 부문의 이해관계가 대등하게 대변될 수 있는 포럼을 실시하여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참여자들이 과하게 많으면 포럼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결정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질 수 있습니다. 개선된 모형은 신흥공여국들이 기존 공여국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이 모형은 원조 조정이 개발에 대해 더욱 경쟁적이고 시장중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조의 효과와 개혁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염려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근거가 됩니다. 우리는 원조 조정이 적절히 시행된다면 낭비되는 자원이 줄어들고, 지속적이고 공정한 개발을 통해 성과를 거둬서 수 백 억 달러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개발 원조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수정 방안에는 기존 모형을 확장하여 대규모의 새로운 양자 공여국들을 포함시키거나 국가간 협력 전략을 통해 지역 주권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조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공여국으로부터 대규모의 공공 대출을 받는 것이 지배적인 방식인 사회기반시설 부문에서 더욱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이 밖의 경우에는 현재의 원조 조정 시스템을 확장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원조 행위자가 너무 많고, 그들의 방식이 과도하게 다양하기 때문에 이전에 실행되었던 획일적 접근 방법을 다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시급한 것은 새로운 공여국들을 포괄하고 국가 차원의 개발 전략에 상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원조 모형을 고안해 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 국가들이 자체적인 원조 조정 기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보 수원국의 입장에서 현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비효율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조 규제에 대한 단일창구(single-window) 접근방식일 것입니다. 각국의 원조 조정 기구는 다음의 세 가지 기본적인 서비스를 공여국과 집행 기관에 제공해야 합니다(그림5). 첫째, 이 조정 기구는 해당 국가에서 계획되고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정보는 정부 또는 공공과 개인 기부자들 모두에게 지원받은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포함합니다. 원조 조정 기구는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며, 각종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얻은 시사점들을 공유해야 합니다. 둘째, 그들은 자국의 요구 사항을 단일 목록으로 제시하여 공여국과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져있는지 알리기 위해 다른 정부 기관들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야 합니다. 셋째, 그들은 공여국들과 집행기관들이 따를 수 있는 최소한의 규칙들을 토론을 통해 채택하고, 채택한 것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규칙들은 투명성을 보장하고 부패를 방지하며,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낭비를 줄이는 방법들이 포함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젠더와 환경에 관한 이슈들을 주류로 편입시키는 방법들도 포함될 것입니다.

경제 개발과 빈곤 퇴치를 위한 조정 전략의 목표는 프로젝트의 확장 가능성을 획득하고 원조 공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분업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되 거래비용은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국내 원조 조정 기관은 이러한 혜택을 지속하는 데 직접적이지만 미미한 역할만을 수행하는데 반해, 원조 조정을 구성하는 많은 필수 요소들은 정보의 공개화에 따라서 기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만약 공여국들이 어떤 프로젝트가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파악하게 된다면, 그들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가 전달되도록 할 것입니다. 더욱 합리적인 분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비슷한 정도의 노력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들이 식별되고 조정되면 일을 단계적으로 분리시키거나 지리적으로 분산시킬 것입니다. 좀 더 일반적으로, 지리적인 분업은 원조 기관 간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고, 토너먼트 식 또는 원조 기관이 제시한 기준을 가장 먼저 충족시키는 기관에 지원을 하는 대금 상환 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효율성이 증대됩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두 가지의 제도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먼저 원조 프로그램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개발 당국을 빈곤 국가 내 현장에 한 곳 이상 위치시키도록 제안합니다. 원조 기관의 활동은 바뀌어야 합니다. 민간 기부자와 정부 기관은 본래 원조를 조정하거나 그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할 인센티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주주들에게 그들이 투자한 것의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신규 자금을 모으는 것에 급급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전반적인 성과가 부분적 성과의 합보다 작아지는 시스템적 결함을 낳았습니다.

둘째로, 국가 개발 원조 기관들이 가장 모범적인 사례들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기관들은 원조를 실시한 기관이 최종 수혜자들인 세계의 빈곤 인구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는 비공식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해야 합니다.

원조 조정을 개선하려는 이들은 원조 시스템의 결함을 인식하게 되고, 동시에 원조의 성공 가능성도 발견하게 됩니다. 제공받고 있는 민간 투자나 수원국 정부 프로그램들 대신에 해외 원조만으로는 목표하는 개발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효율적이고 잘 조정된 원조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절실한 필요를 채우고 그들이 번영의 길로 들어서는 날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원활한 원조 조정을 통해 현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낭비를 줄이며,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보의 개방과 조정 노력의 분산이라는 이상적 목표를 중심축으로 새로운 합의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소통이 단절된 거대한 양자 공여국들, 다자간 기구, 그리고 민간 기관 대신에 우리는 지역적으로 관리되는 기관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 기관들은 공여국들 간에 현지의 요구와 원조의 투입 및 성과에 대한 고급 정보를 놓고 경쟁을 벌이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원조 조정기구와 원조 기관 간의 네트워크는 전세계적인 정보를 공유할 것이며, 이 공유의 장은 자료 관리를 위한 일관된 기준을 바탕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인 기금들이 본문에서 언급한 모든 변화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로를 통해 전달되리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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